아무도 나를
거들떠보지 않았지
20대 초반의
빈털터리던 나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지
뚱뚱하고
못생기고
직업도 업고
능력도 없다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어
내가 좋다고 하면
다들 괴물 보듯이
도망갔잖아
얼마나 비참하고
자괴감 들었는지 알아
내가 그렇게
못난 놈인가
생각 들었어
덕분에
이를 갈았어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어
운동으로
몸을 만들고
덥수록한
머리카락을
밀었어
정장을 입고
향수를 뿌렸어
남 부끄럽지 않은
직업을 가졌어
독기로
돈을 모았어
이제 제법
수컷의 향기가 나
다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게
나를 무시했던
여러분 덕분이야
이제 와서
나의 눈길을
바라지마
나의 눈길을
더러워했잖아
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것처럼
나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을게
예전과 다르지 않게 말이야
대신
나는 내가
비참했던 시절의
나이와 같은
사람을 만날 거야
너희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이제 공평한 것 같아
달리진 건
나이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