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 휘청거려도 잡을 만한 건 하나 없고
주위엔 더욱 날카로운 눈빛만이 날 감싸네 어디라도
그래 나는 도망 가야지 멀리 마음에 걸리는 건 하나 없이
지금이라도 돌아갈 수 있나 돌아보면 내 발자국도
나를 닮은 듯이 초라한 모습 뿐야
아무도 따라 걷지 않을 길인가
고장난 듯 빙글 도는 나침반만
나의 머릿속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
난 이해를 바라지 않아
다만 대답 없는 질문도 많아
위험한 생각의 결론은 언젠가
나를 깊게 끌어당길 것 같아
너무 많은 죄악을 범하고 아직도
반복해 어제의 날 죽인 다음 또 죄를
용서란 비열하고 망각은 쉽게도
이루어지네 이내 마음은 차갑게 변해도
아주 많은 말을 보여도 표현할 수 없어 더는
어쩌다 보니 날아가버린 한 번의 나의 젊음
태양이 뜬 시간에도 내 눈은 더 어두워지고
어쩌면 지금이 나의 마지막 밝음 일지도
나의 기도는 멀리 거품처럼 터지고
파편에 적신 누군가를 위함인 걸
어딘가에 닿을지 눈 감을 때도 모르겠지
알 수 있나 생의 의미를 그저 어지러움뿐인 걸
가끔 바보 같애도 웃어주는 영혼은 값 칠 수 없는걸
아무것도 안 남아있는 결론에 박수를 쳐주네 몸 둘 바 없는걸
어찌해야 하나 이미 불타버린 나
더는 태울 거 하나 남아있지 않지 않은가
겨우 이 생을 힘겨이 유지해
힘 없는 발자국이 전부인 대도
너무 많은 죄악을 범하고 아직도
반복해 어제의 날 죽인 다음 또 죄를
용서란 비열하고 망각은 쉽게도
이루어지네 이내 마음은 차갑게 변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