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자리, 딱히
바란 건 아니지만 하다 보니 여기 닿았지
지금 내 자리, 생각 많지
막 늘어놓은 커리어는 자랑일까 아님
그저, 버리지 못한 고집일까
내 단점을 숨기고 싶어서 일단
표정 씹창 내고, "내 생각은 달라" 가
생존을 위한 방패가 되었나 봐
꼭 지켜야 하는 게 대체 뭔데
세상에 정답 없다면서 강요받는 선택
내 마음에 든 게 진짜 그런 건지
아님 아니꼬왔던 잔소리가 싫었던 건지
누가 알아, 사실 알아도
입 싹 닫겠지 모른다고 말하면서
속에 짙은 독기를 품네
제대로 가고 있다는 걸 보여줄 때
누가 더 하기 싫은 거 잘하나 게임에서
우린 가면을 쓰는 교육을 받곤 했어
사람이 좋든 나쁘든 다 쓰고 다녀
불만이 쌓여도, 꾹 참고
교사 말에 앵무새처럼 답하는 게
같이 안 하면 대놓고 혼난다는 게
어떤 원석이든 비슷하게 만든다는 게
진짜 우릴 위한 거야? 난 장담 못 해
이런 소리하면 벌주고 겁줘
이제는 두렵지 않아 그 교사의 평점
이미 내가, 가고픈 쪽으로
간다는 걸로 마음은 정해져있었어
거울을 향한 내 의심을 버릴 때
이루고픈 걸 이루는 게 우선이기에
싫어하는 카페인을 입에
내 고집, 언젠가 신념으로 바꾸기 위해
이미 정해진 답 가지고 시작하는 언쟁
자기 밥그릇 뺏길 수 없기에
같은 이유로 다른 고집을 선택해
책임이 클수록 필사적으로 덤비게 돼
되면 신념, 안 되면 고집
우리는 신념, 반대는 고집
우상의 신념, 패자의 고집
내 신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