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손목을 잡고 작별을 하다 눈물씻고 자세히 보니
홍도와 같이 고운 얼굴에 앵두와 같이 붉은 입술
검은 눈썹 가는 허리가 활대와 같이 휘었구나
노랑저고리 다홍치마에 붉은 깃에 남끝동에
물명주 삼팔 수건을 눈결같이 휘어잡고
돈 없는 청춘 이내 순정을 어느 누가 알아주리
얼씨구나 좋구나 지화자 좋아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한송이 떨어진 꽃을 낙화 진다고 설워마라
한번 피었다 지는 줄을 나도 번연히 알건마는
모진 손으로 꺾어다가 시들기 전에 내버리니
버림도 쓰라리거든 무심코 밟고 가니 근들 아니 슬플소냐
숙명적인 운명이라면 너무도 아파서 못 살겠네
얼씨구나 절씨구나 지화자자 좋네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디리리 야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일각이 삼추라 하니 열흘이면 몇 삼추요
제 마음 즐겁거니 남의 시름 어이알리
얼마 아니 남은 간장 봄 눈같이 다 녹는다
이내 한숨 바람되고 눈물은 비가 되어
우리 님 자는 영창문 밖에 불면서 뿌려주면
날 잊고 깊이 든 잠을 놀래어 깨우고저
아서라 쓸 데 없다 마자마자 마자해도 그대 생각 뿐이로다
얼씨구 절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구려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가시네 가겠구나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님을 따라서 나는 간다
천리라도 따라를 가고 만리라도 따라를 가니
님을 보낸 이 세상은 누구를 믿고서 살아가나
얼씨구 좋다 내 사랑이지 사랑 사랑 참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