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등진 채
손잡고 영도를 걸어봐라
네 발이 얼마나 가벼운지
네 손은 얼마나 깃털 같은지
바람을 맞으며
손잡고 영도를 걸어봐라
네 손이 얼마나 따뜻한지
네 손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밀려오는 파도를 따라
그림자섬을 걸어가는 건
내가 잊었던 나를 만나서
어릴 적 꿈을 찾아가는 길
바람이 부는 날엔
손잡고 영도를 걸어봐라
둘이서 보폭을 맞추는 일이
얼마나 벅찬 일인지
아무도 없는 날엔
니 혼자 영도를 걸어봐라
손잡고 걷는 일이
얼마나 눈물이 나는 일인지
밀려오는 파도를 따라
그림자섬을 걸어가는 건
내가 잊었던 나를 만나서
어릴 적 꿈을 찾아가는 길
바람이 불어오면
영도는 또 얼마나 나부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