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않으려 해
이렇게 놓아두면 우리는 서로
마치 만나지 않았던 것처럼
엇갈린 시간 속에서
그렇게 그림으로만 남아있기로 해
아프진 않은지
밤은 짧아졌는지
여전히 떠오르는 걱정을
애써 삼키고
처음부터 네가 없었던 것처럼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예전과 같은 날들을
전하지 못한 말들을 꼭 붙들고
고요한 계절 한가운데
숨을 참고 또 눈을 감고
가닿지 않을 안부를 마음속으로
잘 지내나요 이렇게 난 잘 지내요
그대 안녕히
기울어진 오후
비스듬한 기억들
아직 꿈에서 깨지 못한 나
견딜 수 없는 오래전 기억들이
날 괴롭히는 건
아무래도 괜찮아
이렇게 나를 찾아와 줘
전하지 못한 말들을 꼭 붙들고
고요한 계절 한가운데
숨을 참고 또 눈을 감고
가닿지 않을 안부를 마음속으로
잘 지내나요 이렇게 난 잘 지내요
그대 안녕히
보내지 못한 편지를 두 손에 붙들고
고요한 계절 한가운데
숨을 참고 또 눈을 감고
닿을 수 없는 인사를 마음속으로
잘 지내나요 나는 그댈 묻을 수 없어요
도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