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뒤숭숭하다는 핑계로
침대에 걸터앉아 너를 보면서
나의 새벽 2시 운반책으론
주저 없이 고민들을 골랐어
머리가 마인드 맵을 그려가면
분침과 시침이 더 자주 만났고
그냥 그런 꼴이 보기 싫어서
대충 옷을 걸쳐 입고 나왔어
자 보자 통장 잔고는 0이 하나
두 개, 세 개, 네 개를 넘지 못하잖아
이런 선택지가 별로 없는 문제들 속에선
동네에서 내가 제일이었잖아
그때 도로 한쪽 보이던 0의 무더기
난 네게 이끌렸고
제주를 갈 마음으로 난 핸들을 잡았지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어 페달을 굴리면
가득 찬 생각들은 사라질 거야
나의 밤 영원할 3단의 초록색 위로
그렇게 넌 나의 친구
서울 자전거 따릉이
널 보고 싶었던 마음을 숨기고
운동이 부족했었단 걸 빌미로
택시 대신 나의 운반책으론
주저 없이 나의 친구를 골랐어
두 시간, 세 번의 만남을 끝으로
네가 있던 강변에 다다랐고
늦은 시간 겸 이른 시간인 건
나를 망설이게 만들었어
부모님의 바람은 오직 하나
사회 문제 해결을 내게 바라잖아
이런 선택지가 별로 없는 통계들 속에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서로에게
계속 맞출 수는 없었고
서로 새로운 효도를 찾아 떠나야 했지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어 페달을 굴리면
가득 찬 생각들은 사라질 거야
나의 밤 유일한 3단의 초록색 위로
그렇게 넌 나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