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엔 달음박질이 끝이 없지
낮에도 밤에도 모두 잠든 새벽에도
저 풍경은 남들한테나 아름답지
쫓기는 나에겐 다 똑같은 형상이야
남들 한 걸음 갈 때 난 두 걸음째
시선은 앞으로 고정이야
좁은 파이프 사이 기어가는 쥐처럼
남들 두 걸음 갈 때 난 네 걸음째
뭔가 떨어뜨려도 줍지 않아
뒤돌아보는 사이 더 소중한 걸 잃을까 봐
잠시라도 멈춰 서면
모두가 앞서가고
홀로 남겨질 것만 같아서
앞만 보고 달려왔어
그런 내게 다가온 네가
내 걸음에 발맞춰
함께 뛰며 건네는 인사에
나 이제야 주위를 둘러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