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기억하기 싫어
버릇처럼 들어버린 약 봉투가 이젠
하나 둘 세다 보니 몇부터 세었더라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싫어 지워버릴 기억
나도 모르게 그냥 뱉어버린 거 같아
너도 그렇게 이젠 신경 꺼주길 바라
알잖아 원래 이런 놈인 거
너도 알면서 날 만났잖아
그렇게 우린 다시 싸우잖아
이젠 둘 다 지쳐버렸잖아
너 왜 나에게 뭘 바라
No Way 이제 그만 사라져줄래
이젠 둘 다 안되잖아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잖아
아는 만큼 아프다는 거 더 잘 알잖아
(아무 말이라도 해달라는 말에)
(대답없이 목소리만 듣고있어)
오늘 하루를 지우려고 또
약을 찾는 거울 속 내 모습이 보여
(항상 괜찮다 말했었는데)
(결국 넌 믿지 못했구나)
(내가 너에겐 너무 부족했나 봐)
(이젠 네가 원하던 대로 해줄게)
(나도 너무 지친다)
(정말 미안해)
미안해 이젠 내가 나를 봐도 너무 불안해
미칠 거 같아 하루를 또 머릿속에서 지우고
허무하게 기운에 잠들어
그리곤 속으론 울어 괜찮아 나만 참으면 되는 걸
아무도 모르게 꼭꼭 숨어서 또 나에게 되물어
그러게 누가 그렇게 혼자 버티래?
라는 질문에 또 한 번 내 팔에 흉터를 쳐다봐
또다시 의문들이 쏟아져
괜찮아
이젠 신경 안 쓰이게 할게
그러니까 내 옆에만 있어주면
되니까 어디 가지 말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