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허전할 때는
아직 낯익지 않은 청산에 가자
철쭉꽃 아름다운 산길에
명치끝에 걸린 화난 돌을 내려놓고
이끼 푸른 산돌을 들여놓자
초록빛 산 주름 옆에 차고
아 아 아 아
산까치 떼 비상하는
숨결 고운 산새들의 목소리를 듣자
삶이 외로울 때는
아직 때 묻지 않은 백산에 가자
하늘 금 아스라한 능선에
가슴 속에 맺힌 멍든 돌을 내려놓고
눈빛 시린 상고대를 들여놓자
노을빛 금강송 비껴 차고
우 우 우 우
고라니 떼 질주하는
눈빛 착한 짐승들의 목소리를 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