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함창(연밥따는 노래)

김소희

상주함창 공갈못에 연밥 따는 저 처자야
연밥줄밥 내따줄께 우리 부모 섬겨주오
이 물꼬 저 물꼬 다 헐어놓고 쥔네양반 어디갔나
장터안에 첩을 두고 첩네방을 놀러갔소
모시야 적삼에 반쯤나온 젖좀 보소
많아야 보면 병이 난다 담배씨 만큼만 보고 가소
이빼미 저빼미 다 심어놓고 또 한 빼미만 남았구나
니가야 무슨 반달이냐 초생달이 반달이지
문오야 대전목 손에 들고 친구집으로 놀러가니
친구야 벗님은 간곳없고 공달패만 놓였구나
저기가는 저 처자야 고추이나 잡아다오
고추농살 내가 놓게 새참이나 내다주소
싸립문 대청문 열어놓고 손님내는 어딜갔소
무산일이 그리많아 내 올줄을 몰랐던가
못줄잡는 솜씨따라 금년농사 달렸다네
모심기는 농사치곤 칸좀맞춰 심어주소
이고생 저고생 갖은 고생 모질게도 사는 목숨
한도 많은 이내팔자 어느때나 면해볼꼬
고초 당초 맵다해도 시집살이만 못하더라
나는야 죽어 후생가서 시집살이는 안할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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