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짙은 외투를 두른 사람들
가지런히 서성이는 거리
바람이 데려다 준 어느 위로
사랑한다고 내게 말하네
걱정말라고 인사를 하네
혼자서 외롭지 않냐고
촘촘히 떨어지네
익숙하게 마주치는 안부
한결로 누워 눈주름 가득한 얼굴
잎들, 내게 말을 걸 때
나는 보네, 우리 할머니
낙엽이 되어, 꽃잎이 되어
이렇게 추운 날
남해 갯바람 되어
옷자락에서 나를 부르네
나는 보네, 우리 어머니
햇살이 되어, 등대가 되어
어느 누구도 떼어놓지 못하는 그 사람
내가 살아가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