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어느 돌 깨는 노동자 어린이의 노래)
한 눈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은 어제의 이야기
오늘은 다시 망치를 들고 돌을 부숩니다
온몸을 던져 희망을 부숩니다
내 꿈과 바꾼 일용한 식량 감사히,
감사히 먹겠습니다
어제도 같고 오늘도 같고 내일은 없는
내 삶의 잃어버린 진리는 일용한 식량의 무게만큼
가벼워 두렵습니다
무엇이 나를 나답게 하는지
돌과, 망치와, 뜨거운 태양
내가 깨뜨린 돌만큼 내 삶의 가치가 무거워진다면
밤이라도 낮이라도 깨고 또 깰텐데
내 삶 짊어진 가족들의 눈빛이 어린 시절 알아버린 망치의 무게처럼
무거워 두렵습니다
저 멀리 히말의 봉우리에는 눈꽃이 피어도
내 마음 어느 한 켠 적셔주지 못합니다
이 순간 희망을 노래해야 할런지
애 닳는 비가를 불러야 할런지는
할아버지에게도 아버지에게도 배운 바가 없습니다
그러다, 이마에 멍울 된 땀
조용히 쓸어안고 살며시 스쳐가는
바람을 맞을 때면
가끔, 저 바람과 같이 될 수 없을까
생각할 때 없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