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치

꽃. 힘없이 마른 땅 위
잎새 한잎 떨군다, 한숨 내쉰다.
또 지는 해, 온데없이
이른 청춘을 보낸 내 맘 같구나.
색 만발할 때에 누굴 위해 뽐냈나.
뜻이 고운 이름도 없이 그 향기 옅어지네.
찬 바람 불지 않는데,
잎새 남은 봉우리 떨구는구나

님 찾아올 때에 왜 마중하지 못했나.
시든 가지 뻗지 못해, 님 뒷모습 멀어지네.

꼭 시리운 계절 버텨,
다시 한 번 그 얼굴 보고 싶구나.
꼭 한번 그 얼굴,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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