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슬플 때만 내 곁에 있어 달라고 정말 미안해
바보처럼 우는 나에게
가만히 다가와 조심스레 어깨를 건넨 그대는
오래된 책처럼 자기를 더 읽어 달라고 내 손을 잡고서
항상 그 자리 그곳에 있겠다고 언제라도 그 언제라도 좋으니까
그대가 어느 날 어렵게 손을 내밀어 잡아달라고
곁에 그냥 있어 달라고
하지만 나는 이런 부담스러운 게 조금 싫다고
내리는 비처럼 그냥 날 잊어 달라고 떠나가라고
말없이 뒤돌아 보내고 너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있는데
너무나 아파 마음이 널 좋아하나 봐 이제는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 또 너를 잃을 뻔했어 미안해
내 곁에 있어줘 이대로 나에겐 네가 필요해
떨리는 작은 내 어깨를 감싸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