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작별

다지

마주보던 날들이
아늑하게 느껴지는 건,
숨겨두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흩어진거죠.

함께했던 날들에
옅은 미소 띄게 되는 건,
아껴두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녹아든거죠.

여지껏 그대를 기억에 가둬놓고
추억이 되지 않게 감춰두고.
모든 게 사라질까 조바심에
맘 조리며 기억을 거슬러.

그대를 웃게 할 수 있어서
그대를 안아 줄 수 있어서
그대를 위로 할 수 있어서
맘 놓이던 그날,
그대와 마주할 수 있어서
그대와 손잡을 수 있어서
그대와 발맞출 수 있어서
웃음 짓던 그날.

마주잡던 손길이
아늑하게 느껴지는 건
숨겨두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흐려진거죠.

함께 걷던 발길에
옅은 미소띄게 되는 건
아껴두던 기억들이
모두 녹아 스며든거죠.

여지껏 그대를 기억에 가뒀지만
추억이 되지 않게 감췄지만
흐르는 시간을 멈출 수 있는 힘은 내겐
없단 걸, 깨달아버렸죠.

그대를 웃게 할 수 있어서
그대를 안아 줄 수 있어서
그대를 위로 할 수 있어서
맘 놓이던 그날,
그대와 마주할 수 있어서
그대와 손잡을 수 있어서
그대와 발맞출 수 있어서
웃음 짓던 그날.

그대와 마주할 수 있었던
그대와 손잡을 수 있었던
그대와 발맞출 수 있었던
행복했던 그날
시간 속에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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