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전부 끝이 났고
실낱같은 희망을 난 버렸다
어제까지 친구였던 녀석
이마 위로 총을 나는 겨눴다
바이러스는 싹 다 퍼졌고
저 강물은 피로 다 번졌고
인간의 목을 생선처럼
뜯은 좀비들은
거리 위를 걸었다
내가 꿈꿔왔던 찬란한
미래는 이게 아냐
내 딸이 내 눈앞에서
죽어갔어 이게 만약
개꿈이라면 날 빨리
깨워줘 현실이라면
날 죽여줘
이제 다 끝 남은건
오직 지옥뿐
이제 어찌 살아가나
악몽인 폐허속에서
창문 밖을 바라본다
벌레처럼 좀비가 서있어
살아가야 할 이유가
사라진 인간에게 대체
어떤 위로가 소용 있을까
눈물이 부족해
그러다 내 딸을 닮은
어느 한 소녀를 만났지
좀비한테 물렸는데
감염되지 않았지
이 소녀의 피로 백신을
만들 수 있데 그래
그녀는 인류의 열쇠
우리는 너에게 모든걸 걸께
수천마리의 좀비들의
머리를 샷건으로 날려버리고
몇달동안 폐허속을 헤맸지
부서진 다리를 건너고
차를 타고 말을 타고서
병원으로 마구 달렸지
우리를 위협하는 놈들은
인간이건 좀비건 다 찢었지
이 소녀를 모든 인류가
기다리고 있어
병원까지 안전하게
데려가야 돼 그녀의
피를 뽑아서
백신을 만들어야 돼
누구도 대신 할 순 없어
이 소녀의 생사가
지구의 멸망과 연관되어 있어
절망속에서 작은 꽃이
하나 피었다
인간이 버틸 수 있는
힘은 과연 무엇인가
희망.. 그래 그거
하나면 이를 악물고 살아갈
가치가 있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
가을이 지나고 벌써
겨울이 지났지
몇번이나 죽을고비를
넘기고 우리는 살아남았지
어느날 폐허속에서
풀을 먹는 기린을 봤어
그래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인류는 살아있어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병원에 드디어 우리는 도착
우린 해냈어 살아남았고
인류도 구할 수 있어
근데 뭔가 이상해
수술실에 그녀를 데려가더니
수십명의 사람들이
나를 막아섰네 뭔가 이상했네
설마..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어
그녀의 몸에서 백신을
추출하려면 그녀의 뇌를
갈라내야 된데..
인류를 위해 그녀를
희생해야 되는게
옳은걸지도 몰라 하지만
난 더이상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