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박준

사랑하는 딸아
오늘 참 곱구나
엄마는 너에게
오늘도 감사하다
아프지 말고
밥 잘 챙겨먹고
가끔 시간 나면
편지 좀 해다오
네가 어느새
어른이 되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돼
엄마는 더
바랄게 없구나
너의 뒤에서 조용히
널 위해 기도할게
지금 이 순간 내게
한가지만 약속해주렴
부디 그곳에서도 지금처럼
밝고 건강하게 잘 살아주렴
오늘따라 유난히 곱구나
행복하렴
네가 어느새
어른이 되어서
너를 닮은 아이를
갖게 되면
그때는 이해할 수 있겠지
늘 미안하고
염려하는 못난 마음을
아주 가끔씩 니가
보고 싶을 때가 있겠지
너의 빈자리가 힘들겠지만
절대 돌아보지 말고 걸으렴
오늘따라 유난히 곱구나
행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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