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군요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건
어렸군요
확신에 가득 찬 채 살았다는 건
철없군요
항상 그대로 일 줄 알았다는 건
덧없군요
한참 그 얼굴이 기억 안 난다는 건
더우면 단지 여름이려나
추우면 이제 겨울이려나
정신 차려보면 서른이려나
하고 사는 게
별다를 것 없는 젊음이려나
꽃들을 위한 거름이려나
이렇게 사는 게 어른이려나
하고 마는 게
떠나야겠어요 저 멀리
꺼놔야겠어요 전화기
난 알아야겠어요 정확히
더 가봐야겠어요 저만치
놀랍군요
당신이 나의 노래들을 아는 건
속았군요
착각하지 말아줘요 많은 건
떠나봐야 기껏 서울이려나
허무한 게 반인 젊음이려나
8호선은 그저 적응이려나
하고 있는 게
고작 터져버릴 거품이거나
뙤약볕을 쬐는 얼음이거나
고민하는 건 헛걸음이려나
이게 나인데
떠나야겠어요 저 멀리
꺼놔야겠어요 전화기
난 알아야겠어요 정확히
더 가봐야겠어요 저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