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미안하다는 말이 무슨 소용 있을까
이미 마음의 빗장을 걸어 버리고 내 곁을 떠나 버린 너
홀로 남겨진 나는 돌처럼 굳어 버리고
허무에 풀잎들이 흔들리는 초라한 간이역
날은 흐리고 슬픈 들꽃이 바람에 춤을 추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로 가야 하나
흔들리는 기차에 몸을 실고 이대로 영원히
세상 밖으로 떠나고 싶어 추억을 가슴에 안고
이제 와서 사랑한다는 말이 무슨 소용 있을까
이미 마음의 빗장을 걸어 버리고 내 곁을 떠나 버린 너
볼 수도 없고 만질 수 없고 들을 수도 없어
아름다운 것들만 기억하며 조용히 눈을 감고
너를 그리며 느껴 보리라 하지만 허공이여라
볼 수도 없고 만질 수 없고 들을 수도 없는
그대는 허공이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