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에서
마치 내게 가을이
처음인 것처럼
나는 당신을 기다려요
오늘도 어김없이
그 손에는 아직
울음기가 묻어있죠
서걱이는 눈물은
아직 가시지 않았나요
여름의 햇살이 채 부족했나요
우리 함께 가을로 가요
내내 당신을 기다렸어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우리 서로의 입을 맞춰요
혹시 기억하나요?
우리가 시작된 봄
모든 게 낯설었던
눈가에 슬픔이 서리던
공기를 기억해요
부서지는 벚꽃잎이
시린 당신 마음 위로
소복이 쌓여있죠
너무 늦어서 미안해요
흩날리는 햇살 아래로 함께 가요
우리 함께 봄을 지나요
내내 당신을 기다렸어요
언제나 함께였던 것처럼
우리 천천히 발을 맞춰요
온통 우리였던 여름은
서로가 있어서 완전했어요
아픔 가득했던 겨울의
첫 페이지가 되어주세요
우리가 만든 계절을
우리가 새긴 추억을
언제든 볼 수 있게
우리가 만든 계절을
우리가 새긴 추억을
언제든 볼 수 있게
고이 접어 서랍 속에 넣어뒀어요
가을의 문을 열고
당신이 오네요
하나도 안 늦었어요
좀 더 가까이 와 주세요
사랑해요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