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춤을 춘다 삼바 여인 리듬 맞춰
잿빛 승복 속에 눌러왔던 불덩어리
감추려 감추려 하다 활화산 되었구나
솟구쳐 팔딱대다 무너질 듯 흐물대며
사바에 붙은 검불 말끔히 털어내니
입가에 번지는 미소 불심인들 다를쏘냐
넉넉한 장삼 소매 팔 벌려 휘저으며
온갖 삿된 마음 춤사위로 떨쳐내고
보리로 향한 문고리 힘차게 당겨낸다
깨달음 얻은 후에 계율의 강 뛰어넘어
춤추고 노래하고 저잣거리 돌아치며
중생을 구제하려던 원효가 환생했나
무애의 대승세계 넘나드는 저이에게
땡중이면 어떻고 선사면 또 어떠랴
몸동작 하나하나가 공양이요 보시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