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지 못할 곳을
쉽게 발 들인 대가로
멈춰버린 시계 뒤편만
가득히 메꿔놓은 신세
내 어둠은 사라져갔지 밝은 빛에
진실과 통수만 가득한 땅 밑에서
기어 나온 사람들이
더 많아 이젠
이미 너무 많이 증명돼
다 저어 버린 기대 썩어버린 시대
말 안 해도 돼 어차피 전부
거짓뿐인 가면무도회
덜 떨어진 꿈 웃음거리가
되는 일을 자처해
진흙탕을 구를 뿐
지금 내 모습과 위치 아무리
잘 봐줘도 한참 멀었지
걷기 눕기 조금 달리가다 쉬기
아무리 지나 봐도 결국 난
WannaBe
얼어붙은 두근대던 곳 걷는 것조차
조급했던 꽃 안엔
맑은 소리가 가득했어도
누구에게나 그저 밟힌 덧없는 풀
걸었는지 얼마나 걸었길래
지쳤는지 본전구경도
못하고 걷는 길
돌아오긴 너무 늦었는지 어느새
이탈해 버린 구경꾼이 돼
미친 펜을 차분히 놓고 나는
소리들을 가려들어
좀 흐리멍텅해도
해도 해도 막힌 길 그대로
새로 하긴 늦은
돌아갈 수 없는 날이 돼 매일 떨궜네
생각 없이 부풀린 꿈
다시금 잡아놓고
거울 맞은 편 그려놨던 수려한
그림 앞에 둬
그동안 숙여왔던
부족함을 끄덕이게
돌아갈 수 없는 한은 지금을
최선으로
낙서장이였던 조각들이
다시금 태어나기를
그 작은 손이 이뤄낼 길을 비추지
못하더라도
어둠이 막을 수 없길
목 놓아도 끝없이
울려 퍼지는 빛이 돼
엎드린 날개가 돼
물음표를 던진 곳에 느낌표를 내
죽어버린 뿌리
그 끝에 위로가 되게
내 잎은 이제 피어 날아오르게 돼
고개 끄덕여 내말이 맞으니까
무조건 그쪽 편에 서서
날 손가락질 하는 것
검지대신 엄지로 아래보단
더 위로 더 뒤로 물러날 수 없지
이미 끄트머리
매일같이 또 달라지는 소리
멈춰선 것 같아도 다시 하고 있어
입보다는 펜으로
펜보다는 마이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