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억울히 죽어간 어린 소녀의 무언가에 불쌍한 영혼을 위로하듯 무덤가에 눈이 내리네. 저 눈들이 모두 녹아 이 땅 밑으로 스며들고 차가운 물방울은 소녀의 긴잠을 깨우고 있네. 신성한 밤 아래도 떨어지는 저 하얀눈이 저 영혼과 영원한 휴식을 잠시 멈추고 있네 저 하늘에 어둠의 사자가 영혼의 손을 잡고 어릴 적 살던 곳으로 여행을 떠나가네. 한서린 짧은 삶이 더 큰 한이 되어 돌아왔건만 모두 불타고 페허가 된 옛집은 이제 모든 걸 잊으라 하네. 이제 눈이 멈추고 아침이 찾아오네 전생의 아픈 기억 이 눈이 다 녹으면 모두 잊혀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