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으로 지나가는
말풍선 속에 센티멘탈한 감정선이
아하하하
등 보이며 뒷걸음치다
아하하하
대본대로 잘되지 않아
양지를 찾다 그늘에 앉자
모기에 물려 가려워질 때에
찾아온 등이 굽은 노파가
말하네 아직 아침이라고
아하하하
등 보이며 뒷걸음치는
아하하하
각본대로 잘되지 않는
삶을 감싼다고 지쳐가는
기색이 역력해 보일 때에
비록 영양가는 없더라도
의미심장한 농을 건네어
심장 속의 불투명한
가림막을 두드리는
바로 그때 노란 사프란의
꽃말이 수줍게 문을 열어
아하하하
등 보이며 뒷걸음치다
아하하하
벽 끝에 닿은 날개뼈가
아려와서 날아갈 수 없는 걸까나
아아 아아
이제는 알 턱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