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늦은 아침에
무거운 눈꺼풀을 열어보니
저기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머릴 흔드네
자애로운 어머니같이
너를 급하게 깨우는 종소리
오기를 부려 버텨봐도
아침을 잡지는 못하네
밉기만 했던 나의 천적은
허탈하게도 내 눈앞에서
어느덧 사라져버려
마치 거대한 산 같았던
숱한 감정들 품 안에서
그렇게 빠져나가네
우린 그저 조금 무거운
엉덩이를 가지고 있었을 뿐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죄를 모른 채 방관하지 않았지
타고난 균형감각의 배신
아직 그것을 인정 못하고
무엇을 따져보려고 해도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아 불안해
끝없이 되묻는 이에겐 오래됨이란
소장 가치 없는 남의 관심거리
모두가 잊는다고 하면
잃게 되는 건 아마
그들 자신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