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몹시도 소리 내며 우는 오늘 같은 날에는
너의 쓸쓸한 웃음 너머 흐르던 강물 소리
외줄 같았던 긴 날들 상냥하지 못했던 세상이
안 해주던 그 대답을 듣고 싶었던 건 아니었나
하여 나는 그 비바람 부는 언덕에 앉아 너를 기다리네
하여 나는 눈보라 치는 바다에 누워 널 기다리네
어둔 길 속을 걸어가며 끝까지 잡아주지 못했던
너의 작았던 그 손을 조금만 더 잡고 있었더라면
하여 나는 그 비바람 부는 언덕에 앉아 너를 기다리네
하여 나는 눈보라 치는 바다에 누워 널 기다리네
하여 나는 천둥을 품은 구름을 보며 너를 기다리네
하여 나는 비를 머금은 바람 속에서 널 기다리네
그 대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