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둥둥~ 호기심 많은 하푸는
오늘도 빙하를 타고 모험을 떠납니다.
하푸는 오늘 어디로 갈까요? 다 같이 하푸를 찾아볼까요?
어! 하푸가 저기 있어요. 그런데 하푸가 많이 지쳐 보여요!
“으아, 너무 더워….”
이번에 하푸가 도착한 나라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사하라 사막이에요.
이곳은 모래로 이루어진 모래사막이랍니다.
사막은 한낮 기온이 50도까지 올라갈 수 있어요.
그래서 바닥에 있는 모래는 거의 70도까지 기온이 올라가 매우 뜨겁답니다.
반면에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져 최고 영하 30도까지 낮아져요.
그래서일까요? 하푸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너무 더워하고 있네요.
휘청휘청 걷는 모습이 너무 위태로워 보여요.
“목도 마르고, 덥고 힘들어 죽겠어. 우물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는데.
아니면 먹을 거라도…. 어? 저기 모래가 꿈틀거리는데? 뭐지?”
하푸는 꿈틀거리는 모래에 눈을 가까이 대고 유심히 살펴보았어요.
한 번 더 꿈틀! 이번에도 모래가 하푸 눈앞에서 움찔거렸어요!
“움직이는 게 꼭 물고기 같은데, 누가 물고기를 여기다 버리고 갔나?
물고기라면 사냥해서 먹을 수 있을 텐데. 한번 잡아볼까?”
하푸는 있는 힘을 다 짜내어 모래의 움직임에 집중했어요.
또 꿈틀! 모래가 작은 움직임을 보였어요.
“잡았다! 이 녀석!”
하푸가 꿈틀대는 모래 위에 그대로 점프한 뒤
모래 안에 손을 쑥 집어넣었어요.
우와! 하푸 손에 뭔가 잡혔나 봐요.
하푸는 그대로 손을 쑥 빼봤어요.
그런데, 손에는 낯선 모습의 동물이 들려있네요.
“으악! 살려줘! 나는 물고기가 아니라 샌드피쉬 도마뱀이라고!”
어라? 하푸가 잡은 친구는 바로
모래 위의 물고기라 불리는 샌드피쉬였나봐요.
샌드피쉬는 사막 도마뱀 종류 중 하나로
노란색 몸에 검은 줄무늬를 가지고 있어요.
모래 속에서 빠르게 헤엄치며 다닐 수 있어서
모래라는 뜻의 ‘샌드’, 물고기라는 뜻의 ‘피쉬’가 합쳐져
이름이 붙여졌답니다.
어른이 되면 20cm 정도 커질 수 있고, 15~20년 정도 살 수 있지요.
한편, 하푸는 물고기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 실망의 한숨을 쉬었어요.
“에휴, 네가 물고기처럼 헤엄치는 것 같아서
진짜 물고기같이 보였지 뭐야. 물고기면 잡아먹을 수 있었는데.”
“으악, 날 제발 잡아먹지 말아줘.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 다 도와줄게.”
“물고기가 아니면 잡아먹을 수 없지.
나는 북극곰이라고… 나는 지금 마실 물이 필요해…
여기는 너무 덥고, 힘들어….”
“앗! 내가 아는 우물가가 있어. 거기로 지금 같이 가자!”
하푸는 샌드피쉬가 가는 길을 곧장 따라갔어요.
몇 번 걸은 끝에 우물을 발견할 수 있었지요.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저거 우물 맞지?”
“그럼! 저기에서 물을 길면 돼.“
하푸는 샌드피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쌩하고 달려가 우물에서 물을 길었어요.
정말 사막에도 물이 있긴 하군요.
사막 깊은 땅속에는 지하수가 있어서
이렇게 가끔 사막을 돌아다니다 보면
우물을 발견하기도 한답니다.
하푸는 물을 벌컥벌컥 마신 다음, 온몸을 물에 적셨어요.
한껏 시원함을 느낀 하푸가 이제야 기운을 차린 것 같아요.
“으아! 시원하다. 샌드피쉬야.
아까 내가 물고기라 생각하고 잡아먹으려 했던 거 미안해.
더위에 내가 잠시 헛것이 보였나 봐.”
“아니야, 괜찮아.
여기 사막은 매우 덥고 물도 없는 건조한 곳이라서
적응하지 못하면 하푸 너처럼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많아.”
“그래? 나만 이렇게 더운 게 아니었구나.
그런데 샌드피쉬야.
너는 어떻게 이런 더운 사막에서도 잘 지낼 수 있어?”
“아, 나는 말이지, 도마뱀이라서 그래.
도마뱀들은 몸이 차가운 냉혈동물이야.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모래 속으로 숨어다녀서
한낮에도 햇빛을 안 받고 잘 다닐 수 있지.”
맞아요. 샌드피쉬는 짧은 다리와 길쭉한 발가락,
뾰족한 삼각형 모양 머리, 평평한 배를 가지고 있어서
주로 모래 안 속에서 헤엄쳐 다니며 살아요.
샌드피쉬의 이런 모습 하나하나 덕분에,
모래 속에서도 0.5초 만에 무려 10cm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답니다.
눈에는 눈꺼풀이 있고
몸속은 모래 속에서도 숨을 잘 쉴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어
모래 안에서도 숨을 쉬고 눈을 잘 뜨며 살 수 있어요.
“우와 사막에서 살아남는 너만의 비결이 있었구나.
먹이는 주로 어떤 걸 먹어?”
“나는 주로 곤충들을 먹어.
모래 위의 진동을 느껴서 무엇이 있는지 단박에 파악할 수 있지.
그래서 금방 먹이를 잘 찾아 먹을 수 있어.”
“모래 위를 안 봐도 진동으로 위에 뭐가 있는지 다 알 수 있어?
그거 정말 대단한 기술이다!”
“그렇지? 이게 바로 사막 생존 비법이야.”
샌드피쉬는 우물가에 앉아
하푸에게 자신만의 사막 생존 비법에 관해 이야기해 주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어? 저기 누군가가 오는데? 사람이다!
여기요! 여기 우물에 있는 물 먹고 가세요!”
하푸는 사막에서 만난 사람이 반가워 손을 흔들며 소리쳤어요.
그런데, 샌드피쉬는 하푸의 소리에 그만 얼어버리고 말았어요.
하푸는 샌드피쉬의 얼은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물어봤어요.
“샌드피쉬야,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진짜 사람이 오고 있는 거야?
안돼, 이러다가 들키겠어. 얼른 숨어야 해.”
“왜? 사람이 무서워?”
“요즘 사람들이 자꾸 우리 동족을 잡아가.
그들 말로는 우리가 순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인기가 많다나 봐.
그래서 저번부터 우리만 보면 사람들이 그렇게 잡아가기 시작했어.
저 사람이 내 동생도 잡아갔는데…. 이러다가 나도 잡힐지도 몰라!”
이런, 샌드피쉬가 사냥꾼에게 잡혀갈 위기에 놓였나 봐요.
요즘 사람들 사이에 파충류를 키우는 일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그래서 무분별하게 파충류를 잡아
사고, 파는 일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요.
저기 하푸에게 다가오는 사냥꾼이
무언가를 발견한 것처럼 빠르게 다가오고 있어요!
“으악,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미안해.
내가 사람들 주위를 잘 끌 테니까 모래 속으로 숨어!”
“알겠어. 만나서 반가웠어.”
“알겠어 샌드 피쉬야 어서 가!”
“응!“
샌드피쉬가 다리와 배를 이용해 사사삭, 모래 안으로 숨었어요.
그때 마침, 여기로 달려오던 사냥꾼도 하푸가 있는 곳에 도착했지요.
“네가 나를 불렀니? 마침 목마르던 참인데 알려줘서 고맙구나.”
“헤헤, 아니에요.“
“어라, 근데 너 옆에 모래가 좀 꿈틀대는 거 같은데, 잠깐 봐도 되니?”
하푸는 순간 깜짝 놀라 식은땀을 흘리며 발로 꿈틀대던 모래를 가렸어요.
“으악! 뭐, 뭘 보셨다고 그래요?
아마 어지러워서 잘못 보신 것 같아요.”
“그렇지? 난 또, 샌드피쉬인줄 알았지 뭐야.
요즘 사람들에게 인기가 워낙 많아서
잡아 팔면 돈을 꽤나 벌 수 있거든.
찾기도 쉽지 않아서 힘들어하던 참인데.”
“하하, 그러시구나. 여기는 샌드피쉬 없으니까 얼른 가세요.
곧 있으면 밤도 와서 위험해요!”
“아이쿠, 뭘 숨기는 것 같이 그러냐? 알았어.
간다, 가. 어차피 곧 있으면 마을이 보일 테니까 말이다.
너도 얼른 집으로 돌아가렴!”
“네!“
하푸는 사냥꾼을 밀어내고 빨리 가라는 듯 손을 흔들어줬어요.
사냥꾼은 하푸를 이상하게 쳐다보다가, 이내 발걸음을 옮겼지요.
“샌드 피쉬는 잘 갔으려나... 인사도 제대로 못했네...”
그때, 저 멀리서 샌드피쉬가 손을 흔들어줘요!
하푸도 손을 흔들며 샌드피쉬에게 인사를 해요.
그러자 샌드피쉬는 다시 모래속으로 들어가 사라져요.
조심히 가렴 샌드 피쉬야~
“샌드피쉬는 노란색에 검은색 줄무늬를 가진 멋진 녀석이었지?
짧은 다리를 가지고 있어도 삼각형 모양 머리에
길쭉한 발가락도 가지고 있어
모래 아래에서도 쌩쌩 잘 다닐 수 있는 친구였어.
또 차가운 냉혈동물이라 이런 더운 사막에서도 잘 버티기도 하고.
나도 냉혈동물이었으면 이런 사막에서도 덥지 않겠지?
히히 오늘도 정말 재밌는 하루였어!
하푸는 오늘도 엉뚱한 상상을 하며
빙하 위 작은 배에서 둥둥 떠다니며 하푸 하푸 잠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