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구차해도 돼
왠지 모를 서먹함에
실컷 삐져봐도
더러운 타인의 생각을 듣고도
울지 말기로 해요
오랫동안 생각한
모진 말들은
다 내가 못나서
그랬던 거라고
고생했던 과거는
다 무시하고
애써 외면하며
남은 자존심을 바닥까지 긁어모아서
끝까지 버티기로 해
우리만 떠있다고
살아있다고
우리도
떨어지는 열차에
몸을 담아요
참 많이 행복했지 물 안에서
나오면 아플까 괜히 걱정하며
한 줌의 걱정을 보태서
오던 길 너머로 흘려보냈어
서로는 또 달라
해보려고 하는 방식이 이렇게 안 맞아
자신의 고집을 내려놓지 않다가
한번 째려보고 자기 갈 길을 가네
나와서도 똑같아
자기 말이 맞는
세계로 가고 싶어 했어
핑계 댈 것도 더 없어서
눈앞에 놓인
열차를 따라갔어
우리만 떠있다고
살아있다고
우리도
떨어지는 열차에
몸을 담아요
내 생각만 떠있었던
책상과 바다를 뒤로하고
다음 길은 더 험난할 거고
고통이 수반돼도
조금은 망설일 여유를 갖고
또
다시 또
열차에 탑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