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와 거위

엄마의 인형동화
앨범 : 우리 아이에게 들려주는 엄마의 인형동화 Vol.5
작곡 : 조아영
편곡 : 조아영

옛날 어느 나그네가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또 그 건넛마을로 다니며 여행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하루는 날이 저물 때까지도 잠잘 곳을 찾지 못해 초조하게 주변을 헤매었지요.
드디어 불빛이 보이고 주막을 발견한 나그네는 그곳에서 하룻밤 묵어가기로 했어요.
“밤이 더 깊어지기 전에 찾아서 다행이군. 실례합니다.”
“네, 어서 오세요.”
“저 하룻밤 지내고 가려 하는데 방이 있습니까?”
“아, 그게… .”
나그네의 허름한 행색을 본 주막 주인은
분명 돈도 없이 공짜로 재워달라는 손님일 거라 생각했어요.
“에고, 이를 어쩌죠? 밤이 깊어서 그런지 남는 방이 하나도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밤이 너무 깊어 다른 곳을 찾기도 힘드니,
혹시 헛간이 있으면 거기서라도 묵으면 안될까요?”
“헛간이오? 헛간이 있긴 한데, 진짜 헛간에서 주무셔도 괜찮겠습니까?”
“네, 괜찮습니다.”
“그럼 따라오세요.”
주막 주인이 나그네를 데려간 곳은 정말 허름한 헛간이었어요.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감사합니다.”
쌓여있는 짚들을 베개 삼아 누운 나그네는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이런저런 생각을 했지요.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잠이 통 오질 않는군.
내일은 어느 쪽으로 여행을 떠나볼까나? 바다가 보이는 마을로 가보는 것도 좋겠어. ”
그때였어요.
마당으로 거위 한 마리가 나왔어요.
거위는 마당을 돌아다니며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콕콕 쪼아먹었지요.
“허허, 그놈 참 부지런히도 쪼아먹는구나.”
그런데 그때 거위가 반짝이는 무언가를 콕 쪼아 꿀꺽 삼키는 게 아니겠어요?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큰소리가 났어요.
“도둑이야!”
주막 주인은 씩씩대며 헛간으로 달려와 나그네에게 따졌지요.
“이놈! 이 도둑놈. 어째 허름한 행색부터 내가 수상하다 생각했어.”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방에 있던 우리 마누라 진주가 없어졌어.
네놈이 훔쳐 갔지? 이 도둑놈아.”
“진… 진주요? 전 헛간에만 있었는데 무슨 수로 진주를 훔칠 수 있단 말입니까?”
“네놈이 오기 전까지는 있었는데 네놈이 오고 나서 없어졌으니 범인은 네놈일 수밖에.”
“난 진짜 진주를 훔치지 않았소.”
사실 주막 주인은 딸이 진주를 가지고 놀다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 진주를 나그네가 주워서 돌려주지 않는다고 생각 하였지요.
그래서 나그네가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믿지 않았어요.
“동이 트면 네놈을 당장 관아에 끌고 가 이 사실을 고할 것이니 각오하거라.”
그러면서 주막 주인은 나그네를 헛간 기둥에 꽁꽁 묶어 놓았지요.
기둥에 몸이 묶인 나그네가 말했어요.
“저기 있는 거위도 내 옆에 함께 묶어주시오.”
“뭣이? 멀쩡한 거위는 왜?
무슨 이상한 수작을 부리려고?”
“내일이 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테니, 제발 저기 있는 거위도 나와 함께 묶어주시오.”
하는 수 없이 주막 주인은 나그네 말대로 거위를 그와 함께 묶었어요.
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주막 주인은 나그네와 거위를 끌고 나가려고 했지요.
“당장 가서 네 죄를 고하고 내 진주를 돌려받아야겠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 보시오.
저기 거위가 좀 전에 싼 똥을 한 번만 살펴봐 주시오.”
“더럽게 거위 똥은 왜 살펴보라는 것이냐?”
“살펴보면 내가 왜 그랬는지 알게 될 것이요.”
주막 주인은 투덜거리며 거위 똥을 이리저리 살펴봤어요.
그러던 그때.
똥을 살펴보던 주막 주인은 깜짝 놀랐지요.
나그네가 훔쳐 갔다고 생각했던 진주가 거위 똥에서 나오지 뭐예요.
그제서야 자신이 오해했단 것을 안 주막 주인은 진심으로 나그네에게 사과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거위가 진주를 먹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그런데 왜 진작 거위가 먹었다고 말씀을 안 하셨습니까?
그랬으면 저도 나으리를 밤새 묶어두진 않았을 텐데요.”
그러자 나그네가 말했어요.
“만약 제가 그때 말씀드렸더라면
그 자리에서 거위의 배를 갈라 진주를 꺼내겠다고 하지 않았겠소.
괜히 소중한 목숨을 하나 죽이는 것보다 내가 몇 시간 묶여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소.”
조그마한 동물의 목숨일지라도 소중히 여기고
지혜롭게 대처한 나그네의 성품에 주막 주인은 크게 감동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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