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진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모란이 떨어져 버린 날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게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섭섭해 웁니다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어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섭섭해 웁니다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이슬비 새벽을 적시울즈음
두견의 가슴 찢는 소리
피어린 흐느낌
저리 부드럽건만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섭섭해 웁니다
찬란한 떼별의 흩는 날도
버들잎이 창살에 선뜻 스치는 날도
당신이 피는날만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