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다 오늘도 왜 달리고 있지 난
남들 다 잘 버티며 사는 인생인데
뭐 잘났다고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지
나아진 건 하나 보이지 않는데
아니 어쩜 더 못한 생활인데
도대체 왜 달리고 있지 난
핸들에서 손을 놓고 악셀을 밟어
끝이 어딘 줄도 모르고 스무 바퀴를 달려
그제서야 간신히 멈춰
숨을 고르고 핸들을 잡어
잘 달리던 그 길에서 나와 여기저기 기웃거려
이따금 뒤를 돌아보면 나 달리던 그 길 속에서
내가 그리던 미래보다 훨씬 나은 곳 향해서
몇 바퀴씩 더 달리고 있는 내 친구들이 보여
아니 무엇도 정하지 못한 불안해 하는 내가 보여
이젠 어딜 가도 뒤쳐진 출발선이 나를 반겨
별 거 아니던 있는 놈들에게
점점 힘 빠지는 일이 잦어
자격지심에 개처럼 일해도 언제나 원점
무작정 달리던 때보다 나아진 건 하나 없어
근데 다들 내가 잘 하고 있대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는데
난 지쳐서 그저 안기고 싶었을 뿐인데
다들 멀찌감치 서서 잘 하고 있대
잠시라도 내려놓으면
어느 새 짓밟혀 버리는 꿈
꺼내 보이면 모두에게
순간의 웃음 거리 될 뿐
다가온 건 코앞의 현실,
몇 없는 선택지는 과거에 대한 책임
어느새 내 꿈들은 모두 저만치
홀로 제자리 서,
간신히 내린 선택에도 여전히 모자란 확신
이젠 전부를 걸고 달리면서도 불안한 맘이
치열한 20대 레이스에
내가 지각이라도 하는 걸까
온갖 잡념에 이미 낙오자가 돼
또 하루 꿈을 꾸질 못하잖아
지친다 오늘도 왜 달리고 있지 난
어디로,
도대체 왜 달리고 있지 난
왜 달리고 있지 난
왜 달리고 있지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