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호수 5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백조의 호수

왕자도 눈물을 흘리며 말했지. 하지만 오데트 공주는 이제 자신이 죽어야만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휘이잉휘이잉 우르르 쾅
그때 번쩍이며 천둥이 치더니 세찬 회오리바람이 불어왔어. 악마 로트바르트가 나타난 거지.
“으하하하! 이 허풍쟁이야. 네가 오데트에게 지껄인 허풍을 아직 잊지 못한 것이냐? 넌 오데트를 구할 수 없어!”
로트바르트는 거대한 몸을 쭈욱 펴며 큰 소리로 왕자를 비웃었어.
“으으으! 분하다!”
왕자는 피가 거꾸로 솟는 것처럼 화가 났지만 자신이 속았기 때문에 할 말이 없었어.
“후우, 바람아 불어라! 으하하하”
로트바르트는 숨을 크게 내쉬며 더 세찬 바람을 불러일으켰어.
“까악!”
시녀들은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지.
“오데트 공주!”
“지크프리트 왕자님!”
공주와 왕자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어. 둘은 서로 꼭 껴안았어. 진실한 사랑의 힘으로 로트바르트에게 대항하려고 마음먹었지.
“로트바르트의 마법을 풀지 못했지만 우리의 사랑은 변함없어요. 로트바르트의 마법에 걸려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겠어요.”
오데트 공주의 단호한 말에 왕자도 고개를 끄덕였어.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영원히 함께 합시다.”
둘은 꼭 껴안고 호수로 몸을 던졌어.
“악, 안 돼!”
로트바르트는 너무 놀라 부들부들 떨었어. 진실한 사랑의 힘은 강력한 악마의 힘을 무너뜨릴 수가 있거든.
왕자와 공주는 물속으로 점점 깊숙이 빠져 들면서도 서로를 꼭 껴안고 있었어. 얼마쯤 지났을까 둘의 몸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어. 로트바르트는 그 빛을 보자 두 눈을 가리며 비명을 질렀어.
“아아악! 이놈들!”
잠시 후 로트바르트는 한줄기 연기가 되어 밤하늘 속으로 사라졌단다. 진실한 사랑의 힘이 결국 악마 로트바르트를 무찌른 거야.
다음 날 호숫가에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아침이 찾아왔어. 아름답게 핀 꽃들 사이로 한 쌍의 나비가 다정하게 춤을 추고 있었지. 사람들은 아름다운 한 쌍의 나비가 지크프리트 왕자와 오데트 공주일 거라고 생각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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