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둥둥~ 호기심 많은 하푸는
오늘도 빙하를 타고 모험을 떠납니다.
하푸는 오늘 어디로 갈까요?
이번에 하푸가 도착한 곳은 중국 근처에 있는
고비사막이라는 곳이네요.
“어? 여기가 진짜 사막이 맞나?
무척 더운 것 같긴 한데, 모래가 없네.”
보통 사막을 생각할 때
모래 산으로 둘러싸인 사막을 생각하게 되지요?
하지만 세계에는 모래 산으로만 이루어진 모래사막 말고도
다른 형태의 사막도 있답니다.
사막은 1년 동안 비가 200mm 이하로 오는 지역 모두를 말해요.
우리나라 여름에 오는 비의 양보다 적게 내리지요.
사막이라고 해서 모두 모래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지요.
고비사막처럼 주로 자갈이나 바위로 이루어진 암석 사막도 있답니다.
실제로 고비사막은
모래사막보다 암석 사막으로 이루어진 부분이 훨씬 많아요.
“아! 그럼 진짜 사막에 도착한 게 맞은 거구나.
아이구, 그런데 역시 사막이라서 그런가….
완전 찌는 듯한 더위가 굉장한걸.
엄청 더워. 물, 물을 마시고 싶은데…”
아이고 이런, 하푸가 더운 사막날씨에 지쳐서 쓰러지고 말았어요!
이를 어쩌죠? 하푸를 구해줄 누군가가 필요해요!
어? 저기 커다란 동물이 하푸에게 다가오고 있어요.
누구인지 살펴볼까요?
등에 커다란 혹이 두 개 달려있고, 입은 툭 튀어나와 있어요.
사막에서 거뜬히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다리와
넓적한 접시를 닮은 발굽도 있네요.
누구일까요? 맞아요! 이 동물 친구는 쌍봉낙타라고 해요.
낙타는 사막하면 가장 잘 떠오르는 동물이지요?
낙타는 모래사막 뿐만 아니라
이런 고비사막같은 암석사막에서도 산답니다.
“어라, 이 흰색 물체는 뭐지? 아이쿠! 깜짝이야.
동물이잖아! 이런 사막에서는 처음 보는 동물인데.
어이, 이봐! 정신 차려봐!”
“으윽…, 살려주세요. 너무 덥고,
모래바람 때문에 눈도 따가워요.”
“이런, 너는 사막에 살 준비가 하나도 안 된 녀석이구나.
조금 도와줘야겠는걸? 우선 물부터 조금 마실래?
이 근처에 우물이 있어. 내가 태워줄게.”
“정말요? 저 그래도 조금 무거울 텐데 괜찮아요?”
“그럼! 우리는 한 번에 500kg까지
짐을 옮길 수 있는 튼튼한 동물이라고.”
“우와! 정말 힘이 세네요. 그럼 저 우물까지 데려다주세요.”
“그래! 여기 내 쌍 혹 사이에 앉아.”
마음씨 좋은 쌍봉낙타가 하푸를 등에 태우고
우물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어요.
저기 멀리 우물이 보이네요.
고비사막의 우물은 낙타와 몽골 유목민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랍니다.
하푸가 물이 담긴 곳에 머리를 박고 급하게 물을 꿀꺽꿀꺽 마셨어요.
“캬아! 이제야 좀 살겠다. 고마워. 쌍봉낙타야.
너도 물 좀 마실래?”
“응. 나도 여기 온 김에 물 좀 마셔야겠어.”
쌍봉낙타도 우물에 고개를 숙이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어요.
우와 쌍봉낙타가 엄청난 양의 물을 끊임없이 먹고 있어요.
낙타는 한 번 물을 마실 때 57L까지 마실 수 있어요.
그렇게 물을 넉넉하게 먹어두면 3일간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된답니다.
“이야, 물이 순식간에 사라졌네.
낙타야, 너 혹시 그 등 위에 있는 혹에 물을 담고 다니는 거야?”
“아니야. 우리 혹에는 물이 있는 게 아니라 지방이 있어.
그래서 혹에 있는 지방으로 사막에서 거뜬히 버틸 수 있어.
그런데 지금 내 혹 봐. 완전 축 처져있어.”
“어? 그러네. 어디 아파?”
“아픈 건 아니야.
그런데 며칠 동안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했어.
나는 대추야자도 먹을 수 있고
윗입술도 두꺼워서 가시 식물도 잘 먹는데,
정말 이 근처에 먹을 게 하나도 없어서 고민이야.”
“그래? 진짜 힘들고 배고프겠다. 나랑 같이 찾으러 다닐래?”
“그래! 좋아. 혼자보다 둘이서 다니면 더 힘이 나니까.”
하푸와 쌍봉낙타가 함께
고비사막의 먹을 것을 찾으러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몇 걸음 걷자마자
하푸가 헉헉거리며 매우 힘들어하고 있네요.
거기다가 하푸 쪽으로 계속 모래바람이 부는 바람에
하푸는 눈조차 뜨기 힘들어하고 있군요.
“으악! 정말 덥기도 너무 덥고
이 모래바람도 진짜 신경 쓰여.
쌍봉낙타야, 너는 이런 곳에서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는 거야?”
“그건 우리 몸이 사막에서 잘 살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야.
너 혹시 나만큼 속눈썹 긴 동물 봤어?”
“아니! 너 속눈썹 엄청 길다!”
“그럼! 우리는 거친 모래바람 속에서도 눈을 잘 뜰 수 있어.
바로 이 속눈썹이 모래바람을 막아주거든.
그리고 콧구멍을 막거나 귀 주위 털을 이용해서
모래 먼지를 막아내지.”
“우와 부럽다. 나도 털이 있는데
모래 먼지를 막긴커녕 더워서 땀만 많이 나는 것 같아.”
“아, 하푸 너는 더워서 땀도 많이 나는구나.
우리는 땀도 잘 안 흘려.
우리 몸은 수분을 지키고 흡수할 수 있게 되어있거든.”
맞아요.
낙타의 피와 콧구멍 등 여러 신체 기관이
수분을 잘 빨아들이고 보존할 수 있게 되어있어
쉽게 탈진하지 않아요.
그래서 낙타는 먹이와 물 없이 일주일 정도를 살 수 있답니다.
“하푸야, 너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이번에도 내가 등에 태워줄게.
우리 같이 힘내서 먹을 것을 찾아보자.”
“그래, 정말 고마워 쌍봉낙타야.”
쌍봉낙타는 제자리에 앉아 하푸에게 자신의 등을 내어주었어요.
하푸와 낙타는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 시작했어요.
“어? 저기 낙타가 한 마리 더 있어!
그런데 저 친구는 혹이 하나밖에 없네.”
“아, 저 친구는 단봉낙타라고 불려.
저 친구는 아마 사람과 같이 사는 낙타일 거야.
나는 혼자 다니지만, 단봉낙타들은 다 사람들과 함께 살거든.”
고비사막에는 몽골 유목민족이 살고 있어요.
그들에게 낙타는 정말 고마운 친구랍니다.
낙타를 타고 다니며 사막을 누비고 다니지요.
낙타의 털은 유목민에게 옷이 되어주고,
낙타의 젖은 유목민들의 수분 보충을 도와준답니다.
낙타는 오래전부터 몽골 유목민과 함께 살았어요.
단봉낙타는 서기 3000년 전부터 사람들과 함께 살았고,
쌍봉낙타는 서기 1800년 전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지요.
사람들과 같이 살지 않는 야생 쌍봉낙타는 조금 있지만,
단봉낙타들은 모두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답니다.
“그런데 저 낙타, 뭔가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우리가 가서 도와줘야 하는 거 아냐?”
“아, 저 낙타는 지금 아기를 낳는 중이야.
낙타는 아기를 낳을 때 자기 무리에서 벗어나
혼자 멀리서 아기를 낳거든.
그래서 아기와 단둘이 18개월까지 살다가 다시 자신의 무리로 돌아가.
지금은 저 낙타 혼자 힘을 내야 하는 시기지.”
"그렇구나. 꼭 건강하게 아기가 쑥쑥 자랐으면 좋겠다.”
하푸는 마음속으로 단봉낙타가 무사히
아기를 잘 기를 수 있도록 응원했어요.
하푸는 내심 자신의 마음이
단봉낙타에게 전달되지 못해 아쉬움을 느꼈어요.
“저쪽으로 쭉 가보자.
아까 단봉낙타가 나타났던 방향으로 가면,
유목민이 있거나 먹을 것이 있을지도 몰라.”
“그래! 우리 조금 더 힘내보자!”
쌍봉낙타는 파이팅!을 외치고 한걸음, 한걸음,
모래바람과 더위를 이겨내며 걸어갔어요.
하푸는 쌍봉낙타가 잘 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응원의 말을 건네주었답니다.
몇 분 정도 걸었을까요?
저 멀리서 웅성웅성, 낙타무리의 소리가 들리네요!
쌍봉낙타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갔어요.
하푸는 손을 망원경처럼 동그랗게 만들고
저 멀리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았지요.
“어! 쌍봉낙타야! 저기! 식물들이 조금 자라있어!
사람도 있는데? 저 사람이 유목민이야?”
“그래 맞아! 이제 먹이도 먹을 수 있겠다! 얼른 가자!”
하푸와 쌍봉낙타는 기쁨의 함성을 지르며
무리 곁으로 다가갔어요.
단봉낙타 무리와 유목민은 하푸와 쌍봉낙타를 반겨주었지요.
유목민은 쌍봉낙타에게 먹이가 있는 곳을 가르쳐주었고,
하푸에게는 목을 축일 수 있도록 낙타 우유를 건네주었어요.
덕분에 쌍봉낙타의 혹은 다시 솟아오르고
하푸의 배는 든든해졌지요.
하푸는 쌍봉낙타와 단봉낙타, 유목민들과 인사하고
다시 빙하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어요.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어쩔 줄 모르고 정말 힘들었는데,
쌍봉낙타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었어.
낙타 친구들은 정말 대단해.
속눈썹과 콧구멍, 귀의 털로 모래를 막을 수 있고,
혹에 있는 지방으로 먹을 것이 없는 사막에서
일주일이나 버틸 수 있잖아?
윗입술도 두꺼워서 따가운 가시 식물도 잘 먹고.
거기다가 사람들과 그렇게 친한 동물인 줄도 몰랐어.
낙타는 유목민들에게도 먹을 것, 입을 것,
이동하는 것 등 정말 많은 걸 도와주지.
낙타가 정말 사막에서 제일 강한 동물인 것 같아.
이런 힘든 곳에서도 거뜬히 잘 사니 말이야.
하~푸…. 다음에는 또 어떤 동물들을 만나게 될까? 너무 기대되는걸?”
하푸는 다음에 또 어떤 동물을 만날지
마음속에 몽글몽글 부푼 기대감을 안으며 빙하에 누웠어요.
하푸는 오늘도 빙하 위 작은 배에서
둥둥 떠다니며 하푸 하푸 잠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