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져 가라앉는다면 어차피 이런 감정도
아주 익숙해서 몇 번이고 반복할 텐데
나 아주 미련해서 아직 한 번도
비슷한 장면에서 먼저 돌아선 적이 없어요
쉽게 닿아버린
가라 앉아버린
이미 다쳐버린
이미 다 져버린
너무 닮아버린
마침내 여기 와버린
너무 아파버린
너무 나빠버린
마침내 우리 여기서
너무 아프게도 그냥 서있어
잉크가 번지고 있어
그림이 찢어지고 있어
내가 바란 건 찰나의 관심과 맘 편히 누울 수 있는 지붕뿐
작은 바램과 편한 바람 낮아도 떨어질 곳 없다는 희망
우리가 견딘 건 반복된 기대와 어쩌면 예견된 파도일 뿐
깨져 가라앉는 게 편하다면 이런 아픔쯤은 익숙할 텐데
나는 완전히 붕괴돼있어
누가 떠나버린 자리처럼 아직도 거기에 서있어
너는 이제야 아니 마침 내서 울고있어
우린 너무 닮아있어 잠시만 거기서
아직 할 말이 너무 많아
너 꼭 그렇게 했어야만 하나
두 선이 만난 교차점은 하나
가라앉은 곳은 물거품 바다 바닥
아직도 우린 거기 있어
너가 붙인 반창고도 있어
맨 아래 서랍 속에 있어
너가 찍은 사진들도 있어
아직 난 계속 말하고 있어
입이 아닌 눈으로 하고 있어
맞아 난 계속 니 안에 있어
온점 대신 미결로 남아있어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내가 바란 건 찰나의 관심과 맘 편히 누울 수 있는 지붕뿐
작은 바램과 편한 바람 낮아도 떨어질 곳 없다는 희망
우리가 견딘 건 반복된 기대와 어쩌면 예견된 파도일뿐
깨져 가라앉는 게 편하다면 이런 아픔쯤은 익숙할 텐데
내가 바란 건 우리의 안정과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서로뿐
어쩌면 너무 쉬운 기대와 바람 그래서 더 꿈꿔봤던 희망
우리가 견딘 건 반복된 기대와 어쩌면 예견된 파도일 뿐
깨져 가라앉는 게 편하다면 이런 아픔쯤은 익숙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