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는 누구를 사랑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시간
서로를 버리지도 끌어안지도 않았던 골목
그 골목의 마지막 목조 주택 마당에는
무화과가 열매 속에서 꽃을 피우고
오후 네 시 남도발 완행열차가 떠나는 철길 아래
그 기차는 가네 멀리 떠나갔던 발들이
지나간 얼굴과 얼굴 사이로
음 음음음 음 음음음
다가올 목소리와 목소리 사이로
긴 터널 지나 서로를 마주 보며 멀어지네
창밖에는 공원을 가로질러 뛰어가는
한 줌의 바람 한 줌의 재 한 줌의 눈물
눈을 가리는 것만이 진실은 아닐 거라고
그 기차는 가네 멀리 떠나갔던 발들이
지나간 얼굴과 얼굴 사이로
음 음음음 음 음음음
다가올 목소리와 목소리 사이로
긴 터널 지나 서로를 마주 보며 멀어지네
창밖에는 공원을 가로질러 뛰어가는
한 줌의 바람 한 줌의 재 한 줌의 눈물
눈을 가리는 것만이 진실은 아닐 거라고
오후 네 시 철길 아래 굴다리 지나
그 기차는 떠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