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예끼 순 호랭이가 바싹 깨물어갈 년 워라워라워라워라 현철허고 얌전헌 우리 곽씨 부인 죽는 양도 보고 살었고 출천대효 내 딸 심청 생이별도 허고 살았는디 내가 다시 니 년을 생각허면 인사불성의 쇠아들놈이다 이년 막담을 덜컥 지어놓고
중머리
날이 차차 밝어오니 주인을 불러서 하례닦고 행장을 챙겨지고 황성길을 올라간다 주막밖을 나서더니 그래도 생각이 나서 맹세헌말 간곳없고 뺑덕이네를 부르는디 그 자리에 퍼썩 앉더니 뺑덕이네야 뻉덕이네야 뺑덕이네 에이 천하 몹쓸년아 니 그럴 줄 내 몰랐다 황성천리 먼먼길을 어이 찾어 가잔말이냐 내가 눈이 있거드면 앞에는 무슨 산이 있고 길을 어디로 행허는지 분별허여 갈 것인디 지척 분별을 못 허는 병신이 어이 찾어서 가잔 말이냐 새만 푸르르르르 날아가도 뺑덕이넨가 의심을 허고 바람만 우루루루루 불어도 뺑덕이넨가 부르는구나 뻉덕이네야 모지고도 야속헌년 눈뜬 가장 배반키도 사람치고는 못헐텐디 눈 어둔 날 버리고 니가 무엇이 잘 될소냐 새서방 따러서 잘 가거라
중중머리
더듬더듬 올라갈제 이때는 어느땐고 오뉴월 한 더위라 태양은 불같은디 비지땀을 흘리면서 한 곳을 당도허니 백석청탄 맑은 물에 흐르는 소리 들린다 심봉사 거동보소 물 소리 듣더니 반긴다 얼씨구나 반갑다 유월염천 더운날 청파유수어 목욕을 허면 서룬 마음도 잊을테요 맑은 정신이 돌아올 것이니 얼씨구나 반갑다 의관의복을 벗어놓고 물에가 풍덩 들어서 에이 시원허고 장히 좋다 물 한 주먹을 덥벅 쥐어 양치질도 허여보고 또 한 주먹 덥벅 쥐여서 가삼도 훨훨 문지르며 에이 시원허고 장히 좋다 삼각산 올라선들 이여서 시원허며 동해수를 다마신들 이어서 시원헐거나 얼씨구 좋구나 지화자 좋네 툼벙툼벙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