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지금 뭐 해 전화로 물으시면
나 바빠 이따 전화하겠다고 끊고선
수일째 소식 없는 아들을 기다리시며
얼마 없는 시간을 낭비하셨죠
자꾸만 초라하게 남는 그대 모습은
못난 아들이 그리 만든 거겠죠.
눈 감지 못하고 떠난 그대 아들 두고 떠나가기가
그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우리 아들 이번 주말에는 올 수 있니
바쁘단 핑계로 미루고 미뤘던 그런 나를
매일 밤 아픈 몸을 뉘며 떠날 날이 가까워져도
못난 아들을 기다려준 그대
거칠게 숨이 가쁘고 눈빛이 흐려져도
토닥토닥 등 두드리던 그대 손길이
마지막 인사가 되리라는 생각 못 하고
숨이 멎은 후에도 난 기다렸죠
너무나 차가워진 그대 손 쓰다듬으며
편하게 못 모셨던 내가 미워서
살아서 숨 쉬고 사는 내가 정말 사람 같지 않아요
내가 그댈 너무 아프게 했죠
가는 날을 받아 놓고 살아간다는 게
하루에 수천 번씩 미칠 듯 억울하셨을 텐데
끝인사 할 시간도 놓치고 말이 없는 그대 사진 앞
못난 아들 울며 인사합니다.
나의 그대 지금 뭐 해 못난 아들 오늘도
끝인사 하기 싫어 안부 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