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없어지고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서운케 무너졌으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그뿐
내 한 해는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흐음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