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첼 1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라푼첼

옛날 어느 마을에 뱃속에 아기를 가진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단다.
“우리 뱃속의 아기한테 맛있는 것을 많이 먹이면 좋을 텐데…….”
남편이 부인의 배를 따뜻하게 안으며 말했어.
“여보. 저 창 너머 집에는 정말 아름다운 꽃과 채소가 가득해요. 저기 있는 싱싱한 라푼첼을 먹을 수만 있다면….”
“저 집은 담이 너무 높아. 게다가 힘 센 마녀의 정원이잖소.”
“그래도 싱싱한 상추를, 라푼첼을 먹고 싶다고요.”
라푼첼이 어찌나 싱싱해 보이는지 부인은 한 번만이라도 꼭 라푼첼을 먹어 보고 싶었단다. 부인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라푼첼 생각만 하기 시작했어.
“여보… 저 라푼첼 생각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어요. 밥도 제대로 안 먹히고요.”
“부인, 그러다 병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오? 뱃속의 우리 아기 생각도 해야지요.”
“저 싱싱한 라푼첼을 먹을 수만 있다면! 정말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허…, 이것 참…. 알았소. 내가 몰래 성에 들어가 보리다.”
남편은 마녀의 물건을 몰래 가져가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부인이 걱정되었어. 그래서 몰래 성에 들어가서 라푼첼 한 움큼을 뜯어 부인에게 가져다주었어.
“으음, 이 향긋한 냄새. 여태껏 먹은 라푼첼 중에 이렇게 맛있는 것은 먹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부인이 계속 먹고 싶어 하자 남편은 매일 매일 라푼첼을 한 움큼씩 뜯어다 주었어. 그러다가 성에 살고 있는 마녀에게 그만 들키고 말았단다.
“감히 내 정원에 들어와 내 라푼첼을 훔쳐가다니!”
“용서해주세요. 아기를 가진 제 부인이 이 싱싱한 라푼첼을 너무나 먹고 싶어 해서 그만?….”
“그래? 그렇다면 라푼첼을 가져도 좋아. 하지만 네 부인이 아기를 낳으면 나한테 줘야 해!”
“네에? 그럴 수는 없습니다.”
“뭐? 그럼 라푼첼을 훔친 도둑인 네 녀석을 내가 당장 가둬도 되겠지?”
“헉! 아, 아, 알겠습니다. 아… 아이를 낳으면 그, 그렇게 하겠습니다….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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