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얽힌 달빛을
반쯤 가린 검은 멍
골목 젖은 불빛들
마음 깊이 저민 비
검게 물든 낙엽에
나를 적신 마음과
흠뻑 젖은 생각들
어둔 눈물 담은 밤
비에 나를 묻은 채
속에 나를 맡긴 채
내게 내린 빗물에
한없이 물들이네
비에 나를 숨긴 채..
내려 앉는 빗속에
검게 타는 하얀 손
길을 잃은 맘 위에
짙게 타는 젖은 밤
비에 나를 숙인 채
속에 나를 죽인 채
타고 남은 잿물에
한없이 숨 죽이네
날 죽인 채
비에 나를 묻은 채
속에 나를 맡긴 채
내가 가진 잿물에
현실을 숨 죽이네
비에 나를 숙인 채
속에 나를 묶은 채
검게 고인 현실에
한 없이 물 들이네
잿빛 비를 적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