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지고 나서 너를 만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길가에
벚꽃이 내려앉을 그 무렵, 우리는 만났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끌렸었고 또 그렇게 사랑했었다
비상하지 못한 기억력으로
너의 순서 없는 역사를 재조합해야 했으며
전화기 속 너의 말들은 오롯이 기록하려 했다
사람이 사람을 알아 나간다는 것은
한 줄의 활자를 읽어나가는 것 보다 값진 것
나는 너를, 너는 나를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알아나가며
이해하고 이해받으며
때론 싸우고 또 다시 화해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