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는 긴 검은 막대
오른쪽으로 움직이며 할 말 적어야 하는데
기다리는 이 생각 않고
자꾸 빈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어
날씨는 맑아 구름도 좀 지쳤나 봐
볕 좋은 곳 앉아 쉴 수 있다면 어떨까
너와 함께라면 더 좋겠지
언제나 내 일기장 속 주인공이었던 너
다 썼는데 이제 다른 이름으로 기억해야겠네
여기에 덮을 수가 없네
그 시절엔 손 데일 만큼 뜨거운 맘였다면
이제는 추억이나 그 비슷한 것
준비된 너와는 다르게
예쁜 인사말 하나 정하지 못해서
언덕 너머 그 뒷모습에
잘 가라는 한마디를 건네지 못했어
날씨는 맑아 내 마음만 흐린가 봐
그늘 같던 너의 품에 안기던 날들은
어제 일처럼 가끔 꿈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다 썼는데 이제 다른 이름으로 기억해야겠네
여기에 덮을 수가 없네
그 시절엔 손 데일 만큼 뜨거운 맘였다면
이제는 추억이나 그 비슷한 것
이젠 너를 부를 수도 없네
여전히 하고 싶은 말은 남아 있는데
그 시절엔 너를 기억하는 방법에 사랑을
빼놓은 적 단 한 순간도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