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산동교에서 마지를 기다리다

김원중
오직 달빛만 가득하던 밤
달빛에 젖어 그대
드러나던 그 밤
하얀꽃 흐드러지던
강 아래 마을까지
나의 노래에 춤추며
내 손 잡아 걷던 그대
열줄 슬이 너에게 전하는 떨림
내 얼굴 어루만지는
그대 손 끝의 떨림
천년쯤 전이던가 그대
저 강물 거슬러
혼자 다녀갔다던데
이만사천번의 보름달이 떳다
진 이 자리에 나는 혼자 서 있네
우 우 우 우
오늘도 동쪽 하늘이
밝아 올 때까지
옛 산동교에서 너를 기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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