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의 감이 떨어질 때
우리 사랑했던 날들을 기억하고
방바닥에 떨어질 때
우리 슬퍼했던 날을 생각해
주마등처럼 살아왔던 하루는
늘 빛나진 않아도 우리는 기억해
걸음 바삐 떠나가던 안락한 가을도
해 지나 이맘때 돌아온데
우린 힘껏 떨어져도 돼
우리 잠깐 이별해도 돼
우린 다시 만날 거니까
우리 다시 만날 테니까
교차로 갓길에서 노래하던
철없는 아이 둘을 우리는 기억해
길바닥에 눈물들을 쏟아내는
어른이 된 아이 둘을 기억해
손이 무거워 손을 잡고 싶던 아이와
손이 무거워 손을 잡지 못 한 엄마는
교차로 갓길에서 서로의 무게를 나누며
해 지는 하루를 걸어갔지
우리 맘껏 노래해도 돼
우린 맘껏 쏟아내도 돼
이젠 내게 넘겨줘도 돼
이제 또 같이 걸어가야지
우리 맘껏 노래해도 돼
우린 잠깐 이별해도 돼
우리 다시 만날 거니까
이제 또 같이 걸어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