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그때여 이도령은 춘향과 이별허고 서울로 올라가 글공부 힘써 허여 과거를 기다릴 제 그때 마침 국태민안허고 시화연풍허여 태평과를 보인다 허거늘
자진모리 이도령 거동 보소 장중 들어갈 제 동인사초 강목 옥편 장막 포장에 등대 우산 포전 장말 묶어 구종지어 앞세우고 장중 들어가 현제판하 등대 꽂고 장전을 바라보니 백설같은 백목채일은 보계 우에다 높이 치고 세백목 설포장은 구름같이 둘렀는디 어전을 바라보니 위의가 엄숙허구나 양산 일산 청홍흑개 기번보둑에 봉미선 용기 봉기 호미창 자개창 삼지창 언월도 행오를 정제허고 시위를 볼작시면 병조판서 봉명기며 도총관과 별운검 승사각신이 늘어서 금관조복 제제허고 사모품대 쌍학흉배 착군복 패동개는 선전관이 분명허구나 선상의 훈련대장 중앙의 포도대장 후상의 어영대장 좌우포장 도감 중군 일대장 이대장 금군별장 칠백 명 늘어서 시위를 정제헌 후 어전 풍악 떡궁쳐 앵무새가 춤추는 듯 사알이 전명허여 시관 전진 고복헌 후 대독관이 받어들고 현제판에 걸어노니 글제에 허였으되 일중광 월중륜 성중휘 해중윤이라 뚜렷이 걸렸거늘 이도령 거동 보소 용연에다 먹을 갈아 호황모 무심필로 일필휘지 허여노니 문불가점이라 일천에다 선장허니 상시관이 글을 보시고 필법도 해정허고 문체도 노련허니 글자마다 비점이요 구귀마다 관주라 상지상에 등을 매겨 휘장허여 내뜨리니 장원급제허였네 정원사령이 나온다 정원사령이 나와 청철릭 걸뜨리고 자세치 긴 소매를 보기 좋게 활개 쳐 장원봉 연못가에 가 뚜렷이 나서면서 이준상 자제 이몽룡 이몽룡 이삼호 부르는 소리 장중이 뒤집히고 춘당대가 떠나갈 듯 선풍도골 이몽룡 세수를 다시 허고 도포를 고쳐 입고 선걸음에 썩 나서니 정원사령이 부액허여 신래진퇴 헌 연후 신급제 이몽룡은 특히 사악허옵시고 부수찬을 제수허니 머리에 어사화요 몸에는 앵삼이라 은패 청개 전도허고 금의화동은 앞을 서 쌍쌍이 옥저소리 여민락에 갖은 풍악 어깨춤이 절로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