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높은 담벼락
너를 주눅 들게 하고
미끄러운 바닥길
너를 걷지 못하게 하고
전선 위에 매달린 전등 위로
하늘은 더욱더 좁아 보이고
잠시 눈을 감아보면
한 번쯤은 내일은
어떤 모습일지
떠오를 수도 있는데
보이지 않아 어디도
좁은 계단을 올라 보면
잿빛 하늘에 깔린 낮은 구름
숨을 쉬어보고 또 미치도록 뛰어보고
소릴 질러 본다면
너는 나를 위해 울어 줄까
너는 나를 위해 말해 줄까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너는 나를 위해 웃어 줄까
너는 나를 위해 위로해 줄까
너는 꽤 잘해 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