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온 왕의 소들을 데려오너라.”
게리온 왕은 서쪽 끝에 있는 섬의 왕이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부지런히 걸어 서쪽 끝에 도착했습니다.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이 만나는 지브롤터 해협에
헤라클레스는 큰 바위산 두 개를 해협 양쪽에
하나씩 세웠습니다.
“서쪽 끝에 온 기념이다.”
칼페와 아빌라라고 불리는 그 두 바위산을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라고 합니다.
서쪽 끝까지 왔으니 이제 배를 타고 게리온이 사는
섬으로 가야 했어요. 서쪽 끝까지 가려면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황금배를 타야지만 갈 수 있었답니다.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의 독이 묻은 화살을
태양으로 겨누었습니다.
“태양의 신 헬리오스여! 황금배를 빌려주시오!”
헤라클레스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던 헬리오스는
화살을 보고는 겁이 나 황금배를 빌려주었습니다.
황금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자 이번엔 높은 파도가
헤라클레스의 앞길을 막았어요.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의 독이 묻은 화살을 높은 파도에 겨누었습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시여! 파도를 멈추어 주시오!”
높은 파도는 헤라클레스를 쉽게 삼켜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헤라클레스의 용기를 가상하게 생각한 포세이돈은
선뜻 파도를 잠재워주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헤라클레스는 섬에 이르렀습니다.
“으르렁.. 멍멍!”
게리온이 키우고 있는 소들은 머리 둘 달린 개와 거인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헤라클레스가 섬에 발을 딛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개가 덤벼들었습니다.
“땅 끝까지 오다니.. 뭘 원하는지는 모르지만
좋은 말로 할 때 돌아가라!”
개와 거인이 양쪽에서 헤라클레스를 공격했습니다.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순순히 비키는 게 좋을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몽둥이를 높이 들어 휘둘렀습니다.
헤라클레스의 엄청난 힘에 개와 거인은 모두
나가떨어졌어요. 헤라클레스는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음메~.”
멀리서 소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또한
사람의 뒷모습도 보였습니다. 바로 게리온 왕이었습니다.
하나였던 뒤통수가 둘.. 셋..? 그렇습니다. 게리온 왕은
한 사람 다리에 세 개의 몸통을 가지고 있었어요.
“나의 섬에 함부로 들어오다니!”
게리온 왕이 6개의 눈으로 헤라클레스를 쏘아보았습니다.
헤라클레스의 말을 채 듣기도 전에 게리온 왕은
헤라클레스를 공격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재빨리
화살을 쏘았습니다. 히드라의 독이 묻은 화살이
게리온 왕의 가운데 몸에 박혔습니다.
“어림없다!”
게리온 왕은 죽지 않은 몸으로 헤라클레스를 다시
공격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재빨리 도망가
거리를 만들고서 다시 화살을 쏘았습니다. 게리온 왕의
다른 몸통에 화살이 박히기도 전에 헤라클레스는
화살을 또 쏘았어요. 게리온 왕은 모든 몸통에
화살이 박힌 채 쓰러졌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소들을 데려가
임무를 완수한 후 헤라에게 제물로 바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