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꾼은 분홍색 비녀를 한
그 선녀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어요.
그의 두 눈에서 알 수 없는 빛이
뿜어져 나왔어요.
바로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었어요!
“아름답다…. 저 선녀가
나의 신부가 되었으면 좋겠어...!”
나무꾼은 홀린 듯이
계속 선녀를 지켜보았어요.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어요!
“아까 사슴이 분명 날개옷을 감추면
그 선녀가 내 신부가 된다고 그랬었지...?
그럼, 저 선녀의 날개옷을 감춰서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해야겠다!”
나무꾼은 슬금슬금
선녀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어요.
그런데 많은 날개옷 중
어떤 것이 분홍색 비녀를 한 선녀의 것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앗… 어떤 것이
저 선녀의 것인지 알 수가 없네…
이를 어쩌지…”
한참 동안 날개옷들을 살펴보던 중
한 날개옷에 분홍색 꽃이 그려진
날개옷을 발견했어요!
“분홍색 비녀를 했으니,
날개옷도 똑같이 분홍색 꽃이
그려진 날개옷이 틀림없을 거야...!”
나무꾼은 분홍색 꽃이 그려진 날개옷을
몰래 가지고 저 멀리 나무 뒤에 숨겼어요.
그리고 얼마 뒤 목욕을 끝낸 선녀들이
연못에서 나와 날개옷을 입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곧바로 하늘로 올라갔죠.
이제 연못에 남은 선녀는 단 한 명.
그런데…!
“앗! 내 날개옷이 대체 어디로 간 거지...?”
선녀는 계속 날개옷을 찾으며
두리번거렸어요.
하지만 어둡고 안개가 자욱한 연못은
앞이 잘 보이지 않았죠.
“서... 선녀님…!”
“헉! 누... 누구시죠?”
“저는 지나가던 나무꾼입니다.
혹시 옷을 찾으신다면 제가 잠시
제 옷을 빌려드리겠습니다…!”
“앗… 네. 감사해요…!”
선녀는 급한 대로 나무꾼이 건넨
옷을 두르고 말했어요.
“혹시, 이 근처에 가벼운 비단옷을 못 보셨나요...?
제 소중한 옷인데 없어져 버렸어요...”
“네... 저는 못 보았습니다.
다만 이 길을 지나가다
뭔가를 찾는 것 같아 보여서 왔습니다만...”
안개가 자욱한 연못에서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선녀와 나무꾼은 대화를 이어갔어요.
하지만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아름다운 선녀의 목소리를 들은
나무꾼은 확신했어요.
‘아, 내가 반한 그 선녀가 맞는 것 같아.
어서 우리 집으로 함께 가자고 해야지..!’
나무꾼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용기를 내어 말했어요.
“흠흠... 저 실례가 안 된다면
저희 집에 가서 밥을 한 끼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앗, 마침 배가 고프던 참이었는데… 감사해요.”
“그럼, 저를 따라서 오시죠!”
선녀는 나무꾼을 따라 산길을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더욱 어두워진 밤, 오로지 달빛만이
그들의 길을 비춰주었죠.
그리고 이내 도착한 나무꾼의 집.
“힘든 산길을 내려오느라 힘드셨을 텐데
우선 이 방에서 따뜻하게 주무시죠.
제가 내일 아침 맛있는 밥 한 끼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나무꾼님.
정말 나무꾼님 아니었다면
전 산속에 홀로 남아
외롭게 있었을 거예요.”
선녀는 나무꾼이 준비해 준
따뜻한 방 안에서 금세 잠이 들었어요.
나무꾼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밤새 선녀에게 줄 맛있는 아침밥을 준비했죠.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밝았어요.
“아~ 잘 잤다! 정말 구름 위에서
잔 것처럼 몸이 가뿐하네~
아 배고프다!”
“선녀님, 일어나셨는지요?
아침밥을 가지고 들어가도 될까요?”
“앗! 네. 나무꾼님. 잠시만요...!”
선녀는 급히 이불을 개고
옷을 입고 단장을 한 다음
얼굴을 살짝 돌리고 앉았어요.
그리고 이내 나무꾼은
맛있는 밥상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어요.
“하하... 선녀님께서 제가 만든 음식들을
좋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드셔보세요.”
“네. 나무꾼님. 감사합니다.
그럼 맛있게 먹겠습니다.”